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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공부법 칼럼] 계획을 위한 계획, 이제는 그만. 🚷

황
2026. 8. 14.

안녕하세요. 해일입시연구소의 황예원 멘토입니다.

어떤 일을 제대로, 그리고 체계적으로 수행해 나가기 위해서는 계획을 세우는 과정이 꼭 필요합니다. 특히 공부를 할 때 계획을 잘 세우면 여러 면에서 큰 도움이 됩니다. 앞으로 어떤 과정이나 순서로 공부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두면 목표에 더 효율적으로 도달할 수 있고, 해야 할 일들의 큰 윤곽선을 그릴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면 오늘 어떤 부분을 공부할지가 보다 명확해진다는 측면에서 심리적 불확실성과 불안을 줄일 수 있기도 하고, 어떤 공부가 부족했는지에 대한 점검도 더 빠르게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면에서 공부를 하는 데 있어 계획을 세우는 것은 거의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합니다. 하지만, 간혹 계획을 잘못 세워 오히려 공부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계획을 세우는 일이 중요함을 알고, 좋은 계획을 세워보려고 노력하지만 그 방법을 잘 모르기 때문에 자꾸만 실패합니다. 실패를 연속적으로 경험하다 보면 결국 공부 자체에도 의욕을 잃습니다. 공부를 위한 수단 때문에 결국 공부라는 최종 목적을 잃어버리게 되는, 이른바 ‘주객이 전도되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학생들이 공부 계획을 세우는 과정에서 흔히 실패를 경험하는 패턴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실제로 제가 고등학교 1학년 때 썼던 플래너 중 일부입니다. 제 흔적이기에 조금 부끄러운 마음도 있지만, 열심히 살아온 날들을 잘 입증해주는 자료이기도 해 이렇게 공유드립니다.

먼저 ‘의욕 과다형’ 학생 유형입니다. 이들은 공부 계획을 세울 때, 실행 가능성을 고려하기보다 희망 사항을 적어 내려가는 데 집중합니다. 즉 현실이 아닌 ‘이상향’을 계획하는 것입니다. 하루에 인강 10개를 수강하겠다, 일주일 만에 문제집 한 권을 다 풀겠다는 식의 계획이 그 예입니다. 이러한 계획은 실천이 어렵고 현실 가능성이 없을 뿐 아니라, 실패 경험을 지속적으로 누적하는 원인이 된다는 데 큰 문제가 있습니다.

당연히 실행에 옮기지 못할 계획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계획을 이행하지 못했기 때문에 본인을 게으름뱅이나 실패자라고 낙인 찍게끔 하기 때문입니다. 계획에 문제가 있음을 인지하지 못하고, 스스로 자책만 반복하다 보면 계획을 세울 의지도 없어질 뿐더러 공부와 자신에 대한 전반적인 자신감, 자존감까지 낮아지게 됩니다. 현실적으로 생각했을 때 내가 얼마 만에 어느 정도를 수행할 수 있는지, 자신의 실제 소화 능력을 고려하며 실행 가능한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이는 꾸준히 공부를 해 나가고, 계획을 세워 나가다 보면 성장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또 ‘시간 강박형’ 학생 유형이 있습니다. 해당 유형에 속하는 학생들은 ‘무엇을 완수할 것인가’보다 ‘몇 시간 앉아 있을까’에 집착한다는 특징을 갖습니다. 의자에 앉아 있는 시간이 곧 공부 시간과 동일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공부하는 시간을 늘리면 늘릴수록 좋을 것이라는 다다익선식 생각을 은연 중에 하고 있는 것입니다. 단순히 양적인 공부 시간으로 ‘열심히 공부했다’고 스스로를 위로하고자 하는 자기 합리화형 학생들과, 공부 내공이 부족해 공부를 많이 하면 그만큼 다 내 것이 된 것이라고 착각하는 학생들도 이에 속합니다. 물론 공부를 하는 과정에 있어 오늘 얼마만큼의 시간을 소요했고, 과목별로 얼마나 투자했는지를 아는 것은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오늘 독서실에 10시간 앉아 있을 거야’와 같은 식의 계획은 결코 좋은 계획이 될 수도, 실질적인 공부 성과를 낼 수도 없습니다. 공부 시간 측정은 ‘내가 오늘 하루를 어디에 얼마만큼 투자했는지’를 양적인 측면에서 점검해보기 위함이지, 절대 그 자체로 목적이 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나는 영어가 부족해. 내 부족한 영어 성적을 메꾸려면, 하루에 최소 2시간은 영어 공부에 투자해야 해’와 같은 계획이어야지, ‘오늘 5시간 동안 학원에서 수업 듣고 문제집 풀 거야’ 식의 계획은 의미가 없습니다.

 

마지막 ‘여백 없는 완벽주의형’ 유형 학생입니다. 이 학생들은 1분 단위로 계획을 매우 치밀하고 빽빽하게 세우고, 일절의 변수(피로, 건강, 기타 돌발상황 등)가 없는 계획을 수립합니다. 겉으로 보기에 매우 완벽하게 계획을 세우고, 공부를 매우 열심히 하는 학생들로 보입니다. 실제로 공부에 대한 의욕이 넘치는 학생들이 해당 유형에 속하기도 합니다. 무리 없이 완벽히 실천해 낼 수 있다는 보장만 있다면, 그야말로 완벽한 학생의 완벽한 계획이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스케쥴을 매일 같이 소화해낼 수 있는 사람은 단언컨대 단 한 명도 없다고 장담할 수 있습니다.(인생이란 불확실하고 불안정한 변수의 연속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나의 의지나 노력으로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닙니다.)

완벽한 계획이기 때문에 완벽하게 수행해내기는커녕, 오히려 계획이 무너질 가능성이 큽니다. 그 어떤 변수도 고려하지 않은 계획이기 때문입니다. 오전 6시 기상부터 밤 12시까지의 공부 계획을 1분 단위로 촘촘히 짜둔다고 가정해 봅시다. 만약에 몸이 아파 계획을 일부 수행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1분 단위로 짜둔 계획은 통으로 뒤로 밀리거나 아예 삭제해야 합니다. 결국 완벽해 보이는 계획은, 역설적이게도 완벽과 거리가 가장 먼 계획이 되어 버립니다.

 

 

그럼 계획은 어떻게 세우는 것이 좋을까요? 계획의 교과서란 없고, 학생마다 공부 성향과 특징 등이 개개인별로 모두 다르기 때문에 이상적인 계획법 하나를 마치 절대적인 정답처럼 알려드릴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계획을 짜니 효율적이더라’라는 식의 좋은 참고 예시답안을 보여드릴 수는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좋은 계획은 ‘거시 계획과 미시 계획이 조화를 이루는’ 계획입니다. 쉽게 말해, 장기/중기/단기 계획이 체계적이고 유기적으로 잘 세워진 계획이 좋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계획 수립 순서는 ‘1)장기->2)중기->3)단기’ 순이 좋습니다. 큰 숲을 보며 작은 나무를 심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장기 계획은 큰 숲이 되는, 규모가 가장 큰 계획으로 학기(semester)나 년 수(year)를 단위로 세웁니다. 고등학교 내신일 경우 n학기 내신 성적(n학기 중간+기말 성적) 계획 또는 n학년 내신 성적(n학년 1학기+n학년 2학기 성적) 계획, 수능일 경우 상/하반기(1월~5월) 계획, 모의고사를 기점으로 한 계획, 1년치(수능을 보는 해 통틀어) 계획이 이에 해당합니다. 장기 계획은 큰 틀의 교재 완독 시점을 정하거나, 목표 등급 또는 점수를 설정하는 계획으로 활용합니다.

예를 들어, ‘수능 보는 해 상반기에는 국/영/수 수능특강 1회독 완독’, ‘9월 모의고사 전까지 탐구 개념 완성’ 식의 계획이 장기 계획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전체적인 로드맵을 작성하는 큰 계획이기 때문에, 조금 덜 구체적이어도 좋습니다. 다만 긴 시간이 투자되는 계획이기도 하기 때문에, 확실하게 짜두는 것이 좋습니다. 다음 중기 계획은 장기와 단기 계획 사이에 있는, 나무 군집 정도에 해당하는 계획입니다. 중기 계획의 핵심은 장기 목표를 월(month) 또는 주(week) 단위로 쪼개어 가시화하는 데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만약 7월 한 달 동안 수학 기출문제집 1권을 완독하는 것이 목표라면, 4주(한 달)에 걸쳐 분량을 적절히 배분하는 것이 중기 계획 수립에 해당합니다. 이때 적절한 배분은 단원 수나 단원별 난이도 등을 기준으로 할 수 있습니다. 중기 계획을 세울 땐 과목별 밸런스를 고려하고, 주차별 분량을 균형 있게 잘 산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지막 단기 계획은 나무 한 그루에 해당하는 가장 작은 계획입니다. 일(day) 단위로 하며, 우선순위에 기반한 과업(task) 중심의 계획 수립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단, 시간표를 짜기보단 ‘오늘 하루 동안 끝낼 공부 리스트’ 형식으로 작성하고, 만약 시간을 구분한다 해도 ‘오전, 점심 먹고 해 지기 전까지’ 등과 같이 큰 덩어리로 구분할 것을 추천합니다. 시간이 구체적으로 구분된 시간표는 가장 중요한 공부 자체보다 시간 지키기에 매몰되기 쉽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단기 계획을 짤 때 활용하면 좋을 꿀팁 몇 가지를 제안드립니다!

오늘 할 일을 등급(A: 필수 또는 취약 과목, B: 보통 과목, C: 단순 복습 또는 자율 과목)으로 나누면 더욱 효율적인 공부가 가능해지고, 과목당 예상 공부 소요 시간을 적을 땐 실제 소요 시간의 1.2배 정도를 계산해 작성해 두면 실천이 더욱 수월해집니다.(성취감과 자기효능감 상승에도 도움이 됩니다.) 또 가장 어렵게 느껴지고, 머리가 맑을 때 해야 하는 과목(예: 수학 취약 단원)을 하루 중 가장 집중이 잘 되는 시간에 최우선에 배치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계획을 지키지 못했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만약 3일 연속으로 계획을 50% 이상 지키지 못했다면, 나의 의지 탓을 하기보단 계획 자체의 양을 즉시 20~30% 정도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애초에 실천이 어려운 계획 양이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계획 이행에 어려움을 느낄 때는 실행 가능한 타당한 계획으로 신속히 하향 조정하는 것이 자괴감에 빠지는 것보다 훨씬 유리합니다. 또 ‘버퍼 데이(Buffer Day)’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구축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버퍼 데이는 여유 시간, 보충학습일 정도의 맥락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일주일 중 일요일 오후나 토요일 저녁 등 반나절~하루 정도는 아무 계획도 세우지 않는 일종의 ‘비상 정비 시간’으로 지정해 둡니다. 평일 동안 밀렸던 과제를 이 때 메울 수도 있고, 만약 평일 계획을 100% 지켰다면 이 시간은 나만을 위한 보상으로 완전한 휴식이나 부족한 공부 자율 학습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계획을 혹시나 일부 지키지 못했다고 해도, 수면 시간을 심하게 줄이면서까지 계획을 메꾸는 것은 금물입니다. 밤을 세워 밀린 공부를 하면, 다음 날 수면 부족으로 일과 전체가 무너지는 ‘계획 연쇄 파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계획을 일부 조정하는 유연한 자세를 갖는 것이 좋습니다.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고 스스로를 무한정 채찍질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완벽한 계획이란 존재하지 않고, 계획을 유동적으로 수정하고 이어나가는 것이야말로 진짜 ‘계획 고수’가 지닌 실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소소한 단기 목표를 하나씩 이뤄가는 긍정적인 성공 경험을 쌓아, 수능 당일까지 흔들리지 않는 학습 리듬을 만드는 데 집중해 봅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계획은 나를 억압하는 틀이 아닙니다. 나의 공부를 돕는 고마운 보조 도구입니다. 계획을 위한 계획은 멈추고, 이제 행동으로 보여줄 시간입니다.

이렇듯 사람마다 계획 수립 스타일은 천차만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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