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법 칼럼] 논술은 배경지식이 많아야 돼~
안녕하세요 해일입시연구소의 멘토 황예원입니다!
인문논술을 조금이라도 공부해 본 학생이라면 ‘배경지식’에 대한 이야기를 한번쯤 들어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인문논술 배경지식은 어떻게 공부해요?”, “논술 배경지식을 쌓을 만한 책이 있을까요?” 등과 같은 질문을 하는 학생들도 많습니다.
혹 인문논술 경험이 전무한 학생이라도 글, 그것도 대입을 위한 글쓰기를 하려면 배경지식을 많이 갖고 있는 게 좋지 않을까?라고 막연히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배경지식’이란 무엇을 의미할까요?
우리는 해당 용어에서 ‘배경’이라는 단어에 주목해야 합니다.
배경(Background)은 말 그대로 뒷편에 위치한 부가적인 요소일 뿐입니다.
즉, 배경지식은 글을 이해하는 데 있어, 또는 글 그 자체에 있어 주인공이 될 수 없는 지식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배경지식이 논술에 출제되는 요소이니 반드시 공부해야 한다고 얘기합니다.
이는 일반적인 통념에 해당합니다. 반대로,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배경지식은 배경이 되는 지식일 뿐이기에 별도의 공부가 필요하지는 않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렇게 상충하는 두 주장은 수험생들을 매우 혼란스럽게 할 수밖에 없습니다.
무엇이 맞을까요?
굳이 둘 중 하나를 고르자면, 정답은 후자에 가깝습니다.
배경지식을 숙지하기 위해 암기 등의 공부를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왜 배경지식 공부가 꼭 필요하다는 인식이 만연한 것일까요?
바로 인문논술 시험에 대해 잘못 이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문논술 시험의 취지는 논리성과 이를 풀어내는 능력을 보기 위함이지, 얼마나 많은 상식을 갖고 있는지와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배경지식의 유무를 묻는 문제(예: 공리주의는 무엇을 의미하는가?)는 고등학교 내신 시험에서나 나올지 몰라도, 대학 인문논술에 있어서는 절대 출제될 일이 없습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인문논술은 논리력을 보는 시험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배경지식 공부와 논리적인 글쓰기 연습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할까요?
당연히 논리적인 글쓰기 연습에 힘써야 할 것입니다.
본질에 집중합시다!
배경지식을 무작정 공부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가능성이 크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머릿속에 배경지식을 많이 넣을수록, 논술시험 문제가 요구하는 답이 아닌 ‘나의 지식을 자랑하기 위한 답’을 늘어놓게 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제시문 (가)에 나온 칸트의 주장에 기반해 특정 논지를 비판하라'는 문제가 나왔다고 가정해 봅시다.
해당 예시와 같은 문제가 출제될 경우, 아무리 칸트에 대해 해박한 철학 전공 박사라도 반드시 제시문 (가)에 기반한 답변만을 작성해야 합니다.
하지만 칸트에 대한 배경지식을 많이 공부해 둔 학생은 ‘아! 나 칸트에 대해 많이 알아!’하고, 본인이 아는 지식을 쭉 열거하고 이를 모범 답안이라 생각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답은 문제가 요구하는 것을 충족하지 못하기 때문에 결코 적절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배경지식 공부는 손에 건드리지도 말아야 하는 걸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간단한 주요 키워드를 숙지하는 것 정도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단순 암기가 아닌 대조 개념군 쌍과 각 개념의 아주 간단한 정의 정도를 알아두는 방향으로 공부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예: ‘개인주의 vs 공동체주의’ 대립쌍 숙지)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면, 배경지식 공부를 과감하게 스킵하는 것도 좋습니다.(한정된 시간 안에 배경지식을 쌓는 데 주력하기보단 논리적인 글쓰기를 연습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럼 인문논술 배경지식으로 자주 출제되는 1순위 교과목은 무엇일까요?
바로 사회탐구 영역입니다.
여러 사회탐구 교과목 중에서도 윤리(생활과 윤리/윤리와 사상), 사회문화, 정치와 법, 경제 과목에서 인문논술 배경지식 키워드가 빈출하는 편입니다.
각 교과목별로 인문논술에 출제되는 핵심 키워드와 정의를 아래에 하나씩 간략히 소개합니다.
(1) 🌱 생활과 윤리: 의무론 vs 결과론
*의무론(칸트): 행위의 옳고 그름은 결과가 아니라 행위 자체의 도덕적 의무에 달려 있다. 결과가 나빠도 옳은 의무를 따른 행위는 도덕적으로 정당하다.
*결과론(공리주의): 행위의 옳고 그름은 결과로 판단한다.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가져오는 행위가 도덕적으로 옳다.
✏️ 인문논술에 어떻게 활용되나요?: 안락사, AI 윤리, 사형제도 등 거의 모든 윤리 논제에서 찬반 근거의 양 축으로 활용됩니다.
(2) 🏛️ 윤리와 사상: 성선설 vs 성악설
*성선설(맹자): 인간은 본래 선한 본성(사단, 四端)을 타고난다. 악은 본성이 아니라 환경과 욕망에 의해 가려진 것이며, 수양을 통해 본성을 회복할 수 있다.
*성악설(순자): 인간의 본성은 본래 이기적이고 악하다. 따라서 예(禮)와 법 같은 외적 규범과 교육을 통해 인간을 교화해야 한다.
✏️ 인문논술에 어떻게 활용되나요?: 국가 권위와 법의 필요성, 처벌과 교화 중 무엇이 우선인가 등의 논제에서 인간 본성 근거로 활용됩니다.
(3) 🌎 사회·문화: 문화 상대주의 vs 자문화 중심주의
*문화 상대주의: 모든 문화는 그 사회의 맥락 안에서 이해되어야 하며, 우열을 가릴 수 없다. 타 문화를 자국의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
*자문화 중심주의: 자신의 문화를 기준으로 타 문화를 열등하게 평가하는 태도. 집단 내 결속력을 강화하는 순기능도 있지만, 문화적 편견과 갈등을 유발하는 역기능이 크다.
✏️ 인문논술에 어떻게 활용되나요?: 다문화 사회, 문화 획일화, 국제 원조와 개입의 정당성 논제에서 활용됩니다.
(4) 🧑🏻⚖️ 정치와 법: 자유주의 vs 공동체주의
*자유주의: 개인의 자유와 권리가 공동체보다 우선한다. 국가는 개인의 자율적 선택에 최대한 개입하지 않아야 하며, 개인은 공동체로부터 독립된 존재다.
*공동체주의: 개인의 정체성은 공동체 안에서 형성된다. 따라서 공동선과 공동체의 가치가 순수한 개인의 자유보다 중요할 수 있다.
✏️ 인문논술에 어떻게 활용되나요?: 표현의 자유와 혐오 규제, 병역 의무, 복지 정책의 정당성 등 거의 모든 사회·정치 논제에서 핵심 대립축으로 활용됩니다.
(5) 💰 경제: 보편적 복지 vs 선별적 복지
*보편적 복지: 소득, 계층에 관계없이 모든 국민에게 복지 혜택을 제공한다. 낙인 효과가 없고 사회 통합에 유리하지만, 재정 부담이 크다.
*선별적 복지: 복지가 필요한 계층에게만 집중적으로 지원한다. 재정 효율성은 높지만, 수혜 대상 선별 과정에서 낙인 효과와 행정 비용이 발생한다.
✏️ 인문논술에 어떻게 활용되나요?: 기본소득 도입, 무상급식 및 무상교육, 청년 지원 정책 등 복지 관련 논제에서 핵심 대립쌍으로 활용됩니다.
본격적인 논술 공부 전 인문논술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깨고, 올바른 배경지식 숙지 방향성을 설정합시다.
논술 배경지식을 공부하려고 과도하게 애쓰는 것은 학생의 소중한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할 뿐만 아니라,
잘못하면 논술 합격으로 나아가는 길에 치명적인 독이 될 수 있습니다.